자유로운 · 경계 · 수전노 테헤즈.
이제는 무엇도 담지 않는 이름은 여전히 가볍다. 아니, 사실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짊어진 것들에 짓눌려 살아가기 시작한 만큼 행동 범위가 지극히 줄었으며, 타인과 교류하는 빈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천륜에도 죽지 않던 테헤즈 피시몽예는 인과에도 죽지 않았으니, 그는 여전히 제가 자유로우며, 뭐든지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그러니 그가 스스로를 자유롭다 여긴다면, 그에게서 자유롭다는 칭호를 빼앗을 수는 없는 법이다. 짊어진 것들에 눌린 사람은 심히 예민해지는 법이다. 테헤즈 피시몽예의 세상에서 해가 서쪽에서 뜬 날을 기점으로 그의 모든 인과가 뒤틀렸으니. 이에 점차 사람과 닿는 것이나 접촉 빈도가 줄어들다 못해, 최근에는 가벼운 대화만 하다 가는 것으로 추정. 하지만 그가 하는 말들은 예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과거를 잃었을지언정, 테헤즈 피시몽예의 본질은 현재에 머무르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여전히 가벼운 농담을 일삼았고, 바쁜 삶을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뭐든 좋게 좋게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있어 돈이란 목숨을 걸고도 얻어볼만한 세상의 진리임을 명시한다.

기술능력반 · 물약 앨리스 · 앨리스 수명 타입 · 더블 제 눈 앞에 놓인 약초의 효과를 농도 깊게 끌어 낸 물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앨리스. 오직 마시는 약에 한정하여 만들 수 있으며, 본래의 약초가 가진 효능 외의 효과는 낼 수 없다. 때문에 불로불사, 죽은 것을 살리는 것, 날개가 생기는 것, 하늘을 나는 등의 물약은 만들지 못한다. 테헤즈 피시몽예는 주로 치료약을 만드는 편이었으며, 선택한 약초의 조합에 따라 피로 회복, 비타민 충전, 수면 유도 및 심신 안정의 효과를 가진 물약을 만들 수 있다. 약초 자체의 사용 방법을 본인이 알고 있다면 만들어 낼 물약 또한 제조 방법을 조절해 이끌어낼 효과를 정할 수 있으며, 반대로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약초라면 앨리스가 이끄는대로 따라가기에 완성품이 약초가 가진 독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 약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테헤즈의 앨리스 활용은 스스로의 지식에 달린 문제이니, 평소 의학이나 약초에 대해 공부하는 그에겐 제어가 쉬운 편에 속했다. 때문에 만들어내는 약의 효과가 기대 이하일지라도 제어가 쉽다는 이유로 고평가를 받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사람은 극도로 집중할 때에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낀다고들 하던가. 테헤즈 피시몽예가 물약을 만들면 딱 그 만큼의 두통과 어지럼증이 따라오는 편이었다. 이후에 잘 먹고 잘 자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일시적인 것이지만, 과도한 사용을 하면 그만큼 몰려오는 후유증이 강하기 때문에 더 오래 쉬어야 한다.

인생을 건 한판승! 섭리찬가! Player No.1 이마노 코우다이 _ 내건 것: 미래
Player No.2 테헤즈 피시몽예 _ 내건 것: 과거 코우다이 승리 조건: 테헤즈 피시몽예가 18살이 되는 1월 1일, 테헤즈의 세상엔 해가 서쪽에서 뜬다.
테헤즈 승리 조건: 해는 언제나 동쪽에서 뜬다. 모두가 ‘그’ 테헤즈 피시몽예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만. 테헤즈 피시몽예는 졌다.
그가 어떤 인과를 거쳐 패배했는지는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았으나, 테헤즈와 코우다이를 포함해 내기에 엮인 3명은 늘 같은 말을 한다. 테헤즈 피시몽예는 사람을 믿고, 사랑했기에 졌노라고. 영원히 가난한 테헤즈 피시몽예 부자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더라. 어쩌면 그 말은, 가난한 자의 옆에서 끊임없이 빼앗아 가는 이들 탓에 나온 말일지도 모르겠다. 테헤즈 피시몽예의 18세 이전 과거 중 테헤즈의 모든 연구자료를 몰수. 연구실이 텅 비었고, 약초밭은 말라 버렸으며, 진짜 놀랍게도 물약에 앨리스 결정석을 갈아 실험한 문서가 발견되었기에, 갖고 있던 결정석 또한 연구 재료로 취급하여 전체 몰수. (솔직히 그가 보기만 할 결정석을 모을 인간이 아니라는 것쯤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유일하게 가판대는 남았다만, 가판대에 올릴 상품을 생산할 기반이 몽땅 사라진지라 머지 않아 가판대는 스스로 해체한 모양이다. 1) 한창 스카웃 내용을 조율하던 어느 연구자는 그가 돈을 좇아 연구 자료를 통으로 날린 것을 보고 분노했다. 이후 관련 업계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학자들과의 편지 교류가 끊겼으나…. 2) 집에서 오는 환자들의 편지는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 그야 그들은 피시몽예가 잘 먹고 잘 사는 줄 아니까! 이에 졸업 이후 갚는 조건을 걸고 달마다 후배에게 돈을 빌려 집에 보내고 있다. 3) 연구 자료의 복원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야 그가 계속 돈을 빌리고 싶다면, 그가 갚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으니 말이다. 졸업 전까지 기존 자료를 모두 복원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지라 수업은 최소 일수를 겨우 채우기 일수였으며, 병가는 어찌 그리 자주 내는지. 물약 레시피를 다시 쓰기 위해 기억에 의존해 만든 물약을 서슴 없이 들이키는 것 또한 쉬워보였다. 그나마 한 번 해본 것들을 기억에 의해 복원하니 전처럼 오랜 정제 과정을 거치거나, 심도 깊은 검증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4) 별계급 강등.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만, 아무튼 그렇다. 내기에서 진 바로 다음 시험에서 그는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될 약을 만들어 제출했고, 썩 좋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평소 그가 뒤집어 쓴 죄명을 포함하여 강등 처분이 된 이후에도 초등부 수준의 물약을 내놓는 일의 반복, 딱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별계급 회복이 안 되는 중이다. 5) 테헤즈 피시몽예의 머릿속에 저장된 연구 기억은 워낙 방대한 양인지라, 졸업한 그에게 매주 일정한 분량을 써서 보내고 있다. 계약이 이행중이라는 표식으로 목에 남은 흔적은 17년의 기억 전달이 끝난 이후 온전히 소멸한다. 주변에 가면
지독한 약품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늘 그렇듯. 호칭으로는
… …아마 사람마다 통일성 없이 다를 것이다. 테헤즈 피시몽예의 가판대
테헤즈 피시몽예의 약초밭 내기 시작부터 끝의 인과 정리 이마노 코우다이의 내기 제안, 제안 성립.
이마노 코우다이의 ‘계약 앨리스'를 사용하여 내기 증명.
1월 1일 테헤즈 피시몽예는 평소 해를 보던 장소에 가지 않고, 초등부 건물로 이동, 초등부 옥상에선 위험요소가 없음을 체크.
그러나 피시몽예에게 손님이 한 명 찾아옴. 축제 날 함께 스탬프 랠리를 했던 마리. 원래도 친했는데다 사람이 한 명 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테헤즈는 마리의 동석을 허용.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마리의 앨리스 사용. 마리의 앨리스는 ‘빛 굴절 앨리스’. 하늘에 무지개가 뜨는 것과 같은 원리로 빛의 굴절에 의한 환각을 보여주는 앨리스임을 확인.
그러나 진짜로 피시몽예의 세상의 해가 서쪽에서 떴는지 본인만이 확인 가능. 이에 마리는 2차적으로 ‘진실의 앨리스 결정석'을 사용. 마리가 가지고 있던 결정석은 시전자를 포함해 15M 이내에 모든 생명체가 진실을 말하게 하는 앨리스임을 확인.
오전 4시 44분, 테헤즈 피시몽예는 ‘해가 서쪽에서 떴음’ 을 진술.
계약 앨리스의 발동, 테헤즈 피시몽예의 과거 모든 연구가 이마노 코우다이에게 귀속
…
그가 어떤 인과를 거쳐 패배했는지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만, 테헤즈와 코우다이, 마리는 늘 같은 말을 한다. 테헤즈 피시몽예는 사람을 믿고, 사랑했기에 졌노라고.

Q1. 세데스 지부 졸업이 멀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분이 드나요?
A1. “일 년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유급시켜 달라고 할까나? 하하, 농담, 농담!” Q2. 불의를 마주했을 때,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건가요?
A2. “뭐? 어… …질문 좀 어렵지 않아…?! 상황 좀 보고 도울 수 있으면 돕고, 별로면 말고… ….”

자유로운 · 내숭 · 수전노 테헤즈.
그 세 글자가 갖는 의미는 참으로 가벼웠으며, 어딘가에 진득하게 달라붙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데스 지부에 온 테헤즈 피시몽예는 튀르키예 지부에 있을 때 못지 않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만 되었다 하면 의자에 엉덩이 하나 붙이기가 힘든 것인지 금세 돌아다니기 시작하였고, 부끄러움이나 낯가림이 없는 편인지 아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 세데스 지부 내 모든 학생들과 인사 한 번쯤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는 사람이 늘어난만큼 타인과 깊은 관계가 없었으며, 언제 절교를 하든 손절을 하든 그의 관심 밖이었다. 아니, 언제부터인가 그는 타인을 진정한 친구라고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무엇만 하면 우리는 친구잖아, 우리 사이에 그 정도는 괜찮지 않아? 라는 말이 나오기 일수. 예나 지금이나 깃털만큼이나 가벼운 그 말은 분명 친구가 아니라는 말보다 타인의 호감을 받기 좋았다. 테헤즈의 하루일과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선배들과 어울릴수록 다채로워지기 시작했다. 기숙사 선생님 몰래 옥상에 올라가 아침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보았고, 아침밥을 먹기 전에 기숙사를 돌아다니며 녹즙 배달을 한다. 아침, 점심밥은 매일마다 무리 지어 우르르… …아주 시끄럽게도 먹었다. 아이들이 몰려다니면 한 사람의 일탈에 선동이 되는 것은 늘 그런 일일까. 수업을 빠지고 병동에 숨어들어 잠을 잔다거나, 보드게임을 한다거나, 각자의 것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일 또한 늘어났다. 물론 테헤즈 피시몽예는 대부분 망을 보는 편이다만, 그것은 분명 면죄부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후로는 또다시 떠들썩한 저녁밥을 먹고, 연구나 그날 받은 의뢰에 집중하다 일찍 잠에 든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있어 돈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술능력반 · 물약 앨리스 · 앨리스 수명 타입 · 트리플 제 눈 앞에 놓인 약초의 효과를 농도 깊게 끌어 낸 물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앨리스. 오직 마시는 약에 한정하여 만들 수 있으며, 본래의 약초가 가진 효능 외의 효과는 낼 수 없다. 때문에 불로불사, 죽은 것을 살리는 것, 날개가 생기는 것, 하늘을 나는 등의 물약은 만들지 못한다. 테헤즈 피시몽예는 주로 치료약을 만드는 편이었으며, 선택한 약초의 조합에 따라 피로 회복, 비타민 충전, 수면 유도 및 심신 안정의 효과를 가진 물약을 만들 수 있다. 약초 자체의 사용 방법을 본인이 알고 있다면 만들어 낼 물약 또한 제조 방법을 조절해 이끌어낼 효과를 정할 수 있으며, 반대로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약초라면 앨리스가 이끄는대로 따라가기에 완성품이 약초가 가진 독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 약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테헤즈의 앨리스 활용은 스스로의 지식에 달린 문제이니, 평소 의학이나 약초에 대해 공부하는 그에겐 제어가 쉬운 편에 속했다. 때문에 만들어내는 약의 효과가 기대 이하일지라도 제어가 쉽다는 이유로 고평가를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사람은 극도로 집중할 때에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낀다고들 하던가. 테헤즈 피시몽예가 물약을 만들면 딱 그 만큼의 두통과 어지럼증이 따라오는 편이었다. 이후에 잘 먹고 잘 자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일시적인 것이지만, 과도한 사용을 하면 그만큼 몰려오는 후유증이 강하기 때문에 더 오래 쉬어야 한다.

가난한 테헤즈 피시몽예 부자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더라. 그 말을 증명하듯 피시몽예는 여전히 가난하고도 이타적인 집안이었다. 그래서 테헤즈 피시몽예는, 세데스 지부에서 외부 화폐를 벌어들이는 족족 제 집에 편지를 붙인다.
테헤즈 피시몽예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의사의 환자들은 요구가 담긴 편지가 끊임 없이 그에게 보내온다. 이에 테헤즈 피시몽예는 부모님에게서 온 편지를 제외한 모든 편지를 소각, 이후 편지를 보내는 날에 환자의 요구에 맞는 물품이나 약초, 돈 또한 추가적으로 보내고 있다. 오만한 그 무리에 관하여 교실에 있거나 같은 학년의 학생을 만나는 일은 그에게 있어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는 늘상 지갑이 열린 자들 곁에 있을 뿐이었고, 3년의 시간이면 자신이 ‘어느 무리'에 껴야 할 지에 대해 유능한 테헤즈 피시몽예가 모를 리가 없으니 말이다. 늘상 그렇듯 그는 제게 지갑을 얼어주는 자 옆을 따라다녔을 뿐이고, 그것이 교내에서도 문제 되는 일을 일삼는 무리였던 것은 불행인가 행운인가. 왜, 학교에 다니다보면 한 두 무리 정도는 나오지 않는가. 우정이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에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저들끼리만 세상에 존재하는 것 같은 자들. 돈이 많은 고등부 학생 몇, 중등부 학생은 소수인 무리에 테헤즈 피시몽예는 어울렸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친구인 척, 고용된 것이다. 그러니 타인의 말보다 그들이 우선이었으며, 돈을 주면 잠깐 고민하는 척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돌아오기 일수, 급기야는 그들의 잘못은 테헤즈 피시몽예의 잘못이 되는 경우도 다수 존재. 명백히 잘못한 것은 타인이나 본인을 포함해 열 몇 명의 학생들이 테헤즈 피시몽예를 가리키면, 선생님 또한 어쩔 수 없이 그에게 범인 낙인을 찍는 것이다.
수업을 빼먹는 것까지 포함하여 테헤즈 피시몽예의 교내 평판은 그리 좋지 못하다. 주변에 가면 지독한 약품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급조해 낸 향수 같은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그것에 둘러쌓여 끝내 한 몸이 된 듯한 향 말이다. 아니, 어쩌면 살짝 달짝지근한 향이 섞인 것도 같다. 먹잇감을 유인하는 독초의 향까지. 여전한 약초의 연구원, 의학의 탐구자! 중등부에 올라오면서부터 세상에 투고하는 논문의 숫자가 늘어나고, 편지로 외부의 학자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 중 몇 사람은 테헤즈 피시몽예의 졸업 이후 스카웃 계획을 하는 것 같으니, 그야말로 탄탄대로의 인생이 아니던가. 가끔 병동에 가서 바쁜 선생님들을 돕는 것으로 실전 경험을 쌓기도 하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약이나 약초를 받아오기도 했다. 호칭으로는 보통 제 무리의 선배나 후배들은 이름을 부르는 편이었으며, 무리가 아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름을 기억 못하는 바람에 너, 야, 얘, 있잖아, 저기, 같은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야 전교생 360명에 선생님들의 이름까지 기억하기는 무리였으니. 존댓말보다는 반말을 쓰는 편이다. 큰 이유는 없고, 그냥 그게 친해 보이니까 그러기로 했을 뿐이다. 테헤즈 피시몽에의 가판대 언젠가 누구와 만들자고 이야기 했던가? 기억 나는 일은 아니지만, 그가 나무로 만든 가판대는 분명 이 세데스 지부에 남아 있었고, 발렌타인 데이 때는 초콜릿을, 화이트데이 때는 사탕… 이벤트마다 가판대를 판매물품으로 빼곡하게 채울 정도로, 원활히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판매 목록 피로회복 겸 비타민제
집중력 강화 물약
테헤즈 피시몽예의 결정석 (한정 판매)
아침 녹즙 배달 신청서
… 사랑의 물약 (인기 상품!)
: 테헤즈 피시몽예의 사랑의 물약 덕분에 사귀게 된 커플이 몇 있대. 사랑의 묘약 ::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려 심장 박동을 높이는 물약. 사랑에 빠진 것 같은 효과를 내며, 지속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어린 아이가 사랑이라는 착각에 빠지기엔 그 정도면 충분했다. 단, 평소에도 고혈압을 앓는 사람이라면 복용 금지. 테헤즈 피시몽예의 약초밭 묵주완주
란타나
털머위
우산나물과 삿갓나물
곰취와 동의나물
기타등등 녹즙용 약초
…

Q1. 세데스 지부에서 보낸 시간은 어땠나요?
A1. “…꽤, 즐거웠지만. 슬슬 낭비는 그만 하고 제대로 돈 되는 일을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Q2. 전생이 존재한다면, 전생의 자신은 어떤 모습이었을 것 같나요?
A2. “전에 전생에 죄를 짓는다면 환생해서 찢어지게 가난해 진다고 말했던가요? ...하하! 그럼 저는 너무나도 많은 죄를 지어서 부모님까지 힘든 곳으로 끌어들인 죄인이었을지도 몰라요.”

자유로운 · 산만한 · 수전노 테헤즈.
그 세 글자가 갖는 의미는 참으로 가벼웠으며, 어딘가에 진득하게 달라붙지는 못했을 것이다. 튀르키예 지부에 있을 때, 테헤즈는 학원 내에서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는 편으로 유명하기도 했다. 쉬는 시간만 되었다 하면 의자에 엉덩이 하나 붙이기가 힘든 것인지 금세 돌아다니기 시작하였고, 부끄러움이나 낯가림이 없는 편인지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아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난 편이다. 아는 사람이 늘어난만큼 타인과 깊은 관계가 없었으며, 언제 절교를 하든 손절을 하든 그의 관심 밖이었다. 혹자는 그를 제 즐거움과 이득만 챙기는 박쥐라고도 하였고, 또 다른 혹자는 그냥 그가 자유의 영혼이라서 그렇디고 하였다. 이러나 저러나 그는 정말로 거리에 날리던 깃털만큼이나 자유로웠다. 테헤즈와 대화 해본 적이 있는 이는 이리 말한다. 어떻게 된 아이가 돌아다니는 것도 산만하더니, 말 하는 것도 산만하다고. 실제로, 그는 어린아이답다는 말이 어울릴만큼 호기심이 왕성했으며, 그로 인해 남과 대화할 때에도 이것저것 물어보기 일수였다. 심지어는 A를 주제로 시작한 대화가 B로 빠지고, 끝내 도달하는 것은 F가 되어 처음했던 대화가 기억나질 않게 만든다. 언젠가는 쉬는 시간에 지나가듯 한 대화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점심시간 내내 식사도 안하고 사람을 붙잡더니, 다음에 다시 만나서 그 질문을 또 했던 사건까지 포함하여 그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제가 자유로운 만큼이나 타인을 공감하지 않고 제가 바라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산만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겉보기와는 달리 테헤즈의 하루일과는 상당히 단조롭다 말함이 옳을 것이다. 그야 물론 세상과 깊게 엮이지 않고 동떨어진 그의 머릿속 왕국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긴 하겠다만, 유독 그는 새로운 것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난 이후로 하는 것이라곤, 밥 먹고 수업 듣고 연구를 하거나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책을 읽고 잠에 드는 것이 전부였다. 그가 관심 있는 일은 단 하나 뿐이었다. 종종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가? 세상의 진리는 돈이며, 돈만 있으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말 말이다! 테헤즈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 한 번 제게 들어온 돈은 놓는 법이 없었으며, 평소에도 뻔뻔한 주제에 돈 관련되면 깐깐하기까지 했으니 여간 골치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돈 앞에선 줏대도 자존심도 지조도 없는 인간상. 그는 어려서부터 첫번째로는 부모님의 편, 이후부터는 돈 많은 사람의 편이었다.

기술능력반 · 물약 앨리스 · 앨리스 수명 타입 · 더블 제 눈 앞에 놓인 약초의 효과를 농도 깊게 끌어 낸 물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앨리스. 오직 마시는 약에 한정하여 만들 수 있으며, 본래의 약초가 가진 효능 외의 효과는 낼 수 없다. 때문에 불로불사, 죽은 것을 살리는 것, 날개가 생기는 것, 하늘을 나는 등의 물약은 만들지 못한다. 테헤즈 피시몽예는 주로 치료약을 만드는 편이었으며, 선택한 약초의 조합에 따라 피로 회복, 비타민 충전, 수면 유도 및 심신 안정의 효과를 가진 물약을 만들 수 있다. 약초 자체의 사용 방법을 본인이 알고 있다면 만들어 낼 물약 또한 제조 방법을 조절해 이끌어낼 효과를 정할 수 있으며, 반대로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약초라면 앨리스가 이끄는대로 따라가기에 완성품이 약초가 가진 독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 약성을 최대로 끌어낸 물약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테헤즈의 앨리스 활용은 스스로의 지식에 달린 문제이니, 평소 의학이나 약초에 대해 공부하는 그에겐 제어가 쉬운 편에 속했다. 때문에 만들어내는 약의 효과가 기대 이하일지라도 제어가 쉽다는 이유로 고평가를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사람은 극도로 집중할 때에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낀다고들 하던가. 테헤즈 피시몽예가 물약을 만들면 딱 그 만큼의 두통과 어지럼증이 따라오는 편이었다. 이후에 잘 먹고 잘 자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일시적인 것이지만, 과도한 사용을 하면 그만큼 몰려오는 후유증이 강하기 때문에 더 오래 쉬어야 한다.

테헤즈 피시몽예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에서도 가장 집값이 싼 집에서 의사 한 명과 산모 한 명의 도움으로 9월 1일에 태어났다. 깨끗하고 번듯한 병원에 한 번 가는 것조차 힘들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가난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의사인 아버지와 빵집에서 일을 돕는 어머니, 그 밑에 형제나 자매 없이 외동인 테헤즈 피시몽예. 대게 의사 아버지라 한다면 돈이 많을 거라 생각하는 또래가 몇 있었는데, 테헤즈 피시몽예는 그를 실컷 비웃어줬다. 그도 그럴 것이, 제 아버지는 일부러 원래 있던 직장에 사표를 쓰고 수도에서도 가장 열악하고 치안이 좋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온 데다, 그 이유로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돈이 생기면 우선 제 아이부터 배불리 먹이고, 다친 사람을 돌보는 것이 그의 부모였다. 그래서 테헤즈는 종종 또래에게 말하곤 한다. 실로 보람차고 이타적인 삶이라지. 찢어지게 가난한 내가 앨리스 소유자? 그것은 감히 그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이었던 것이다. 스스로가 앨리스임을 알게 되었을 때 테헤즈는, 당장에 국립 앨리스 학원에 입학 절차를 밟으러 갔다. 그 새벽에 문을 열어달라며 튀르키예 지부 문을 쾅쾅 두드리다 부모님께 연락이 간 것은 이후 학교에 소문이 쫙 나는 바람에 종종 놀림 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생의 놀림거리가 되는 건 뭐 그럴 수 있지. 중요한 것은, 테헤즈의 입학 지원금은 당시 비싼 약재를 구할 수 없어 바닥에 누워만 있던 많은 이들의 약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 때 테헤즈는 평소엔 믿지도 않던 신께 감사 기도를 올리면서도 울분을 참지 못하고 빽 소리쳤다. 가난할 수록 돈은 손에서 빠져 나간다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아?!
바야흐로 그의 나이 8세, 겨울이었다. 그리하여 튀르키예 지부에서의 테헤즈는…. 모범생이랄 것은 없었지만 성적이 준수했으며, 넓고 얕게 사람을 사귀다보니 타인의 시선으로 보기엔 마냥 교우관계가 좋아 보이는 편이었다. 그러나 사실 테헤즈는 또래 아이들에게 친구라기보단 가끔 이상한데 돈만 주면 뭐든 들어주는 애. 정도로 인식 되던 편이었다. 정말로 돈만 주면 뭐든 했다. 심지어는 래빗으로 주든 그냥 화폐로 주든, 그 가치가 다른 물건과의 교환에 수월할 수 있는 단위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받았다. 타로 카드를 봐 달라고 하면 누가 버린 듯한 원카드를 주워와서라도 점 보는 시늉을 했으며, 심심하니 묘기를 부려보라 한다면 책상에 의자를 올리고 또 의자를 올리고 그 위에 올라가 머리, 양 손, 한 다리에 각각 교과서를 올리고 빙글빙글 돌리는 묘기를 보였다. 유독 돈 얘기가 나오면 눈 돌아가는 게,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는지 타 학년에서도 그를 종종 찾는 편이었다. 돈 앞에선 줏대도 자존심도 지조도 없이 떠받드는 테헤즈 피시몽예는 튀르키예 지부에서 이름 대면 알 정도는 아니었지만, 특징을 대면 아~ 걔 말이지? 할 정도의 학생이었다. 방학 때도 주말에도 집에 돌아가는 편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방학 때는 집에 돌아간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일 년에 딱 이틀만 선생님께 사전 허가를 받고 집에 다녀왔다. 학교에 있으면 학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밥도 잘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러 가야하냐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보아, 분명 학업을 핑계로 일찍 학교로 돌아오고자 주말에만 다녀갔으리라. 그 때문인지 얼굴 한 번 보러가면 제발 얼굴 좀 오래 보자는 부모님의 곡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에 테헤즈 피시몽예는 간단한 대답을 남기고 학교로 돌아왔을 것이다. 돈 많이 벌어갈게요. 이것은 효인가 불효인가! 주변에 가면 지독한 약품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급조해 낸 향수 같은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그것에 둘러쌓여 끝내 한 몸이 된 듯한 향 말이다. 돈 때문에 눈 돌아가서 가끔 잊고는 하지만 그는 엄연한 물약 앨리스 소유자이자 의사의 아들이며, 지식을 사랑하는 하나의 어린 연구원이다. 앨리스의 제어 및 성장이라는 이유보다는 단순히 자기 자신이 좋아해서 약품 연구를 하는 편이기도 했는지라 가끔 고등부 학생들 읽으라고 가져다 둔 의학 서적을 읽고는 사서 선생님께 가서 너무 쉬운 거 아니냐며 따진 이야기도 그의 놀림거리 중 하나였다. 호칭으로는 보통 이름을 부르는 편이었으며, 존댓말보다는 반말을 쓰는 편이다. 큰 이유는 없고, 그냥 그게 친해지기 쉬우니까 그러기로 했을 뿐이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색해도 줄이고는 있으나, 워낙 생각이 많고 만나는 사람도 다양해서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악의는 없으니 다시 말해주면 일곱 번 째에는 기억할지도 모른다. 세데스 지부를 알게 된 어느날. 테헤즈 피시몽예가 당연하다는 듯이 이전 신청서를 내고 온 날, 그의 주변은 떠들썩 해졌다. 걔는 여기서 장사 잘만 하면서 이전 신청은 왜 했대? 네가 준 돈이 너무 적어서 다른 데서 장사 하려는 거 아니야? 야, 그러겠냐?! 그리고는 그에게 와서 이전 신청을 왜 했는지 물어봤는데, 첫 번째 대답은 한 곳에서만 지식을 받아먹으면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니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서 이전 신청을 했다고 했다. 이에 그의 동기가 그에게 10래빗을 쥐여주자 테헤즈 피시몽예는 튀르키예 지부에서는 다들 아는 얼굴이 되니 편해져서 그런가, 할인을 바라는 애들이 너무 많아져서 차라리 새로운 고객을 만들러 간다고 알아서 자백했다. 이후 테헤즈 피시몽예는 가장 싼 교통편을 통해 입학식 전 날, 그것도 밤에나 도착했다. 어느 집안에서만 내려오는 기술이란 게 있더란다. 그래, 그 집안의 기술은 그 집안 사람만 배울 수 있다며? 그런데 보통 그런 건 좀 유서 깊은 집안에서만 내려오는 거 아닌가? …라고들 하지만, 놀랍게도 피시몽예 또한 그러한 의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종이에 기록을 하지 않았으며, 오직 입에서 입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천천히 그들만의 의학을 전달하기 마련이었다. 그것은 테헤즈 피시몽예가 기계화 된 현대 사회의 의학을 공부하면서도 약초를 생으로 사용하는 구시대적 의학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테헤즈 피시몽예가 제 아버지에게 그런 기술을 들은 날은 그리 특별하지 못했다. 그 날도 제 집엔 치료가 필요한 몇 사람이 요양을 하고 있었으며,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테헤즈 피시몽예보다더 작은 책장에서 책을 꺼낼 땐 늘상 먼지가 함께했다. 그러니 테헤즈 피시몽예는 집안의 기술이 딱히 자랑스럽다거나 멋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머릿속은 그때도 단 하나의 생각만을 허용했으니. 돈. 돈을 벌자. 돈을 잔뜩 벌어 이 집도 멋지게 바꾸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배를 곯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자. 아버지가 늘 들여오는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딱히 관심이 있진 않지만, 아버지가 고생하시지 않도록 그들을 위한 돈도 필요하겠지. …라고. 테헤즈 피시몽예가 겨우 6살이던 어느날이었다.

Q1. 세데스 지부로의 이전을 신청한 이유가 뭔가요?
A1. “지식은 한 곳에서만 오래 받으면 썩기 마련인지라, 저는 평소에도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튀르키예 지부에서도 배울 것은 많으나, 세상의 다양한 관점을 보고 싶어요. 또, 서아시아 지부 끼리의 이전은 불가능하니까… 지금이 아니라면 더 넓은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해요.” Q2. 자신의 앨리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A2. “글… 쎄요…? 아버지가 하시는 일과 관련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제어가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은 좋다고 생각하고 있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거 말고는… …그거 말고는. …죄송해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Q3. 운명이나 환생을 믿나요?
A3. “…전생에 죄를 지으면 환생해서 찢어지게 가난해진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도 그럴 것이, 제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유 없이도 타인을 돕는 분이신데, 그런 분들이 전생이라고 악인일 리가 있겠나 싶어서 말이에요. 운명은… 글쎄요. 제 운명이 앞으로 부자가 되어서 성공하는 거라면 믿을 거고, 가난하게 쭉 사는 게 운명이라면 안 믿을 것 같아요.”